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오늘날의 도시생활은 현대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삶과 연관된 정치와 경제, 문화의 모든 패러다임들이 도시에서 탄생하고 전개되고 변형되었다가 때로는 소멸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도시 중 하나인 서울은 한국 전쟁 이후 재건과 근대화 과정을 통해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이후 1970-80년대의 개발 정책으로 예전의 도로나 건물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으며 현재까지도 급속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보다 나은 삶의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억과 경험 속의 장소들이 사라지는 데서 오는 심리적, 정신적 불안감을 야기하기도 한다. 또한 도시의 물리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 등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는데,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제도나 관습은 사라진 공간-장소의 부재와 더불어 가치관의 변화 혹은 소멸을 가져온다. 한편 근대의 개발 과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의 등장은 도시 개발상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가능토록 했으며 이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현재의 모습에 질문을 던지고 그것으로부터 또 다른 미래를 그려간다.

도시는 시대를 반영하고 그 시기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의 도시 안에서 도시화의 여러 가지 양상을 볼 수 있으며 다른 지역, 다른 시대의 도시들에서 공통된 이슈를 발견하기도 한다. 도시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은 도시화에 따른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문제점과 대안을 공유하며 이상적 도시로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한다. 《City Within the City》전은 이러한 도시의 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마찰에 주목함으로써 그 표면 혹은 이면에서 일어나는 겹겹의 움직임들을 들여다본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도시’라는 환경을 다시 돌아보고, 나아가 도시공간을 보다 창의적인 탐구와 도전을 가능케 하는 대안적인 현장으로 바라보기 위함이다.

본 전시는 우리의 경험과 이해, 욕망이 충돌하는 순간들에 주목하는데, 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도시개발과 성장정책, 그리고 이로 인해 등한시되어온 도시의 다양성과 자생력 등의 이슈들과 더불어 인류가 환경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살펴보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전시는 도시의 다양한 층위와 역사, 그리고 미래상에 대한 고찰을 전제로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17명(팀)의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구축된 환경으로서의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조망하였다.

그래픽 디자이너 정진열과 건축사학자 안창모는 한국 전쟁 이후 1970-80년대 서울을 중심으로 그 개발상을 돌아보는 공동 작업을 진행하며 서울의 청계천과 한강을 배경으로 하는 김범과 임민욱의 영상 작업, 그리고 멕시코 시티의 아후스코(Ajusco)라는 특정 지역의 지역성을 다루는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의 작품이 소개된다. 리슨투더시티는 아트선재센터 라운지에서 ‘전국 개발 관광 여행사’와 ‘관광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며 청계천, 내성천 등 개발 지역을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전시는 전시장 외부로 이어지는데 파트타임스위트는 아트선재센터 인근의 사무소의 차고를 점유하는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 출판: 『시티 위딘 더 시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