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 번째 아트선재 라운지 프로젝트는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니콜라스 펠처의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이다. 《니콜라스 펠처 – 인 리얼 월드(Nicolas Pelzer – In Real World)》에서 작가는 유리, 커튼 등을 사용하는데, 이는 경계를 설정하거나 우리의 시선을 가로막기도 하는 동시에 그러한 경계를 허물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매체는 그가 지속적으로 작업을 통해 다루어왔던 것으로, 이는 어떠한 실체(reality)에 다가가는 그만의 방식을 보여주는 매체이다. 유리나 커튼이 놓임으로 해서 그 공간에는 일종의 ‘경계’가 설정되고, 그로 인해 대상을 바라보거나 생각하는 과정에서 층(layer)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그 경계를 중심으로 서로의 시선이 오가기도 하며, 그 경계 너머의 무엇을 바라보거나 상상하는 시선이 생기기도 하며, 그것 자체가 하나의 프레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선과 의미의 층위를 발생시키는 것은 실제로 다양한 의미의 관계로 얽혀 있는 대상의 실체(reality)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오늘날 두 발을 디디며 살고 있는 물리적인 현실 공간과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인터넷과 같은 가상의 공간을 끊임없이 오가며 살고 있다. 펠처의 작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미디어와 가상의 공간인 인터넷의 발달로 급격히 변화한 현실에 대한 은유이다. 유리로 된 투명한 테이블은 가상 공간인 인터넷 세계의 비가시적인 현존성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창문이 아닌 전시장 벽면에 걸린 커튼에 인쇄된 추상적인 이미지는 인터넷과 같은 현실 세계 너머의 판타지 세계를 의미한다. 동시에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지 않은 커튼의 빈 부분은 미술관의 화이트 큐브를 의미하면서 지금, 여기의 현실 공간을 지시한다.

이처럼 펠처는 그의 작업이 이러한 오늘날 우리 현실을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프레임이 되길 바라면서, 실제 세계와 비물질적이며 추상적인 세계가 서로 중첩되는 관계를 보여준다. 투명한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은 오늘날의 현실 세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는 책들이 놓이는데, 작가는 이러한 설치 공간을 통해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 공간에 대한 다양한 성찰의 계기를 유도한다.